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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바른세상

[지구를 살리는 바른 실천] 여기 담아 주세요

 

지구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포장재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장을 보고 오는 날이면 버리는 비닐이며 플라스틱이 수북이 쌓이고, 분리수거일에 들고 나가는 재활용 쓰레기도 대부분 각종 포장재이지요. 언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식품이든 상품이든 위생적이라거나 보기 좋다는 명목으로 싸고 꾸미고 포장해서 팔기 시작했는지 새삼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신문지에 둘둘 만 고깃덩어리, 흙만 대충 털고 장바구니에 쓱 걸쳐진 대파의 영상은 머나먼 기억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요즘 환경을 위한다는 사람들이 하려고 애쓰는, ‘용기 가져가는 용기’를 저도 한번 내봤습니다. 크고 작은 빈 용기를 장바구니에 몇 개 넣어 가서 비닐 봉투 대신 그 통에 담아 오는 것이지요. 이미 사용한 비닐 봉투도 몇 개 더 챙겨가서 새 봉투 대신 거기에 넣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물건을 팔 때마다 익숙하게 까만 비닐 봉투 묶음으로 손이 가는 판매자들의 손길을 마다하고 빈 그릇이나 헌 봉투를 내미는 일이 멋쩍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와 장바구니를 풀 때의 뿌듯함이 나를 격려합니다. 가끔은 시장분들의 동조와 칭찬을 듣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런 작은 노력이나마 가능하려면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대형마트에 들어서는 순간 한 번 쓰고 버리는포장재를 별수 없이 한 아름 안고 나오게 되지요. 요즘은 조금씩 개선하는 움직임도 보입니다만 글쎄요…. 결국은 나를 포함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과 요구가 작은 물결이 되어 큰 흐름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하며 오늘도 용기를 챙겨 시장에 갑니다. 지금은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지만 그것들의 수명이 다하는 날엔 스텐 용기로 바꿀 생각도 하면서…. +

 

글_이순 헬레나(서울대교구 교구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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