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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벗뜨락

가치! 청소년과 같이

“선생님, 오늘은 미세먼지가 어때요? 놀이터 갈 수 있어요?” 숲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유아들과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며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유아들에게 미세먼지가 왜 발생하는지 알려 주기도 난감하고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현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오셨고 우리 또한 성공을 목표로 부지런히 뛰었건만 어느덧 세상은 극심하게 오염되었고, 그런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무책임한 기성세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우리가 했던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우리 사회는 발전했고 풍요로워졌지만, 사실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들이 있고 지금의 지구 모습은 그러한 가치들을 포기한 결과임을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삶 깊숙이 자리 잡은 편리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강력하게 나의 삶을 지배합니다. 지구의 입장은 외면한 채 인간 중심의 사고에 갇혀 하느님 말씀조차도 인간 중심으로 해석하고 안일하게 살고 있는 나, 지구와 다른 피조물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편리함만 찾아 살고 있는 나는, 중병을 앓으며 신음하는 지구를 보며 이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새벽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눈물 흘리며 회개했던 베드로처럼 지구의 울부짖음을 듣고서 이제야 회개합니다.

 

저는 의사소통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인간관계를 해치게 되는 말들을 ‘의사소통의 걸림돌’로 소개합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생태영성에 관해 수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지구 입장에서의 걸림돌’은 무엇인지, 지구를 아프지 않게 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은 무엇인지 청소년들과 함께 찾아보고 싶고, 그것들을 지구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디딤돌로 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일학교의 교리도 이제는 생태영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생태적 회개를 통해 각자가 깨달은 것들을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며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오염된 세상을 물려주게 된 어른으로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의 존엄함을 인식하고 모든 피조물과 서로 의존, 보완, 봉사하며 살아가도록 그들을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

 

글_황희연 비아(못자리벗 일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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