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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이달의말씀

이달의 말씀 21호 – 백종연 신부

“우리 산업 체계는 생산과 소비의 과정 끝에 쓰레기와 부산물의 처리나 재사용 능력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직 순환적 생산 방식을 채택하지는 못하였습니다. …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지구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버리는 문화에 맞서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 22항)

 

인류의 자원 수요가 지구의 생산 및 폐기물 흡수 능력을 초과하는 시점인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이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1970년에는 12월 30일이던 것이 2021년에는 7월 29일이 되었습니다. 한 해를 다섯 달이나 남겨 둔 시점에 벌써 지구는 ‘그만 좀 하라’고 우리 인간들에게 울부짖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생산과 소비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문득 사진 같은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습니다. 도시락 반찬통에서 국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라면을 먹고 난 뒤 남은 비닐봉지를 사용했던 기억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전에는 당연히, 또 자연스럽게 몇 번이고 재사용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라면 봉지가 사용된 후 제대로 배출되어 재활용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분리 수거되지 않은 플라스틱은 매립이 되거나 창조세계 어딘가로 흘러가 생태계에 부담을 더 주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플라스틱이 아닌,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포장재를 우리의 과학 기술이 언젠가 발명해 주리라 기대만 하고 있으면 되는 걸까요?

 

‘순환적 생산 방식’에 관한 교황님의 호소에 응답하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모두가 힘을 모아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재생 불가능한 자원 사용의 최소화, 소비 절제, 개발 효율의 극대화, 재사용, 재활용”(22항)을 위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주님께 끊임없이 간청합시다. +

 

글_백종연 바오로 신부(하늘땅물벗 영적 동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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