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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이달의말씀

이달의 말씀 15호 – 백종연 신부

부활 시기를 맞으며 회칙 「찬미받으소서」 217항을 다시 읽습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과의 만남에 따른 결실이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의 관계 안에서 드러날 때 우리는 생태적으로 회개했다고, 삶의 전환을 이룬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하느님 작품을 지키는 이들로서 우리의 소명을 실천하는 것이 성덕 생활의 핵심이 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 체험에서 선택적이거나 부차적인 측면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이 필요합니다. 그 만남의 결실은 세상과의 관계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그 모습 속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참으로 주님으로 섬기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계명임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는 것도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과 분리할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사랑의 관계는 회개와 삶의 전환을 포함합니다. 하지만, 다른 피조물을 인간을 위한 도구, 인간 사회의 유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주로 여기며 지난 수백 년 동안 인류가 만들어 온 산업화 문명의 힘이 지금 여기에서 우리 삶의 전환을 어렵게 합니다. 당연하게 여기며 누리고 있는 편리한 삶의 도구들을 포기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제는 이 도구들이 우리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어서 피조물에 해를 입히지 않고는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저버리시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피조물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어려운 처지를 당장 개선할 수 없더라도 그 노력을 중단할 수 없는 것처럼, 눈앞의 모든 생태계 위기 상황이 개선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할 일을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이 여정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하시고, 우리 모두를 충만케 하시리라 믿습니다. 아멘. +

 

 

글_백종연 바오로(하늘땅물벗 영적 동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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