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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기후 위기 방관은 범죄 …근본적 돌파구 마련 촉구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울린 교황의 메시지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생명을 선택합시다! 미래를 선택합시다! 우리가 세상의 부르짖음에 주의를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의 간청을 듣게 되기를, 젊은이들의 희망과 어린이들의 꿈에 민감해지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돌파구 마련을 재차 촉구했다. 교황은 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현직 교황으로는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건강상 이유로 가지 못했다.

 

교황은 기후 변화를 내버려두는 것은 ‘죄’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환경파괴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범죄로, 이는 개인적인 죄일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죄”라며 “이는 모든 인류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세대 간 갈등을 촉발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기후 변화는 세계적인 사회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밀접한 문제”라며 “우리 스스로 생명의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아니면 죽음의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돌아보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현재의 기후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화합과 다자주의”라고 했다. 교황은 “세계는 다극화됐고 복잡해졌기에 효과적인 협력의 장이 마련돼야 하지만, 기후 위기 심화 속에서 다자주의는 냉각됐고, 국제사회에서 서로 신뢰가 떨어지면서 한가족이라는 공동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모든 민족, 청소년과 어린이의 목소리에 응답해 새로운 다자주의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COP28이 생태적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명확하고도 가시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에너지 효율성 향상, 재생 에너지, 화석 연료 퇴출, 낭비적 생활방식의 변화 등이 앞당겨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부유한 소수와 가난한 대중 사이 격차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가난한 이들에게 집중되는 피해에 주목하며 이들을 위한 부채 탕감도 요청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은 진정한 희생자”라며 “원주민들은 산림 파괴, 물ㆍ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막대한 경제적 부채까지 안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에게 생태적 빚을 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재정적 부담을 탕감해 줄 적절한 수단을 찾자”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동의 집에서 일어나는 기후 위기 상황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호소하는 지도자다. 2015년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해 생태 문제에 경종을 울렸고, 지난 10월 후속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발표해 COP28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의 일치된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가톨릭 평화신문

장현민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12.04.15:10수정 2023.12.04.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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