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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세상

[지구를 살리는 바른 실천] ‘음쓰’ 단상

“두 시 전엔 음쓰 버려야 해. 미루지 말고, 꼭!” 주말 오전만큼은 한가로이 쉬고 싶은 제게 아내는 어김없이 명령 같은 명령 아닌 부탁을 합니다. 터질 듯이 묶여 있는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는 늘 골칫거리고 귀찮은 존재입니다. ‘이렇게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는 대부분 퇴비로 재활용된다고 하는데…,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 양은 엄청나겠지? 그 많은 양을 퇴비로 만들기까지 드는 비용은 상당할 테고…, 음식물 쓰레기로 바이오가스를 만들어 전력을 생산한다는 나라가 독일이었던가?’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애쓰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들고…, 하여튼 환경과 관련된 것이라면 저는 늘 생각이 많아집니다.

 

 

하늘땅물벗의 벗이 되고 난 뒤로 실천하고 있는 것 가운데 ‘잔반을 남기지 말자!’가 있습니다. 발우공양하시는 스님들처럼 말끔히 비우지는 못하더라도 이제는 나름 노하우가 생겨 외식을 하게 되면 반찬 하나,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보통 단골 식당을 찾지만, 처음 가보는 식당의 경우에는 의자에 앉으면 먼저 잔반이 남지 않을 것 같은 메뉴를 살피고, 기본 반찬으로는 뭐가 나오는지 옆 테이블을 살피곤 합니다. 싹싹 먹다 보니 종종 음식점 사장님으로부터 참 이쁘게 먹는다는 칭찬을 듣기도 합니다. 단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밥상에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단체 식사 자리는 잔반이 많이 남아 살짝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식당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에 제 체중도 부쩍 늘었고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까? 전 국민이 10%씩 줄이면 발생하는 경제 이익이 얼마라고 했지? 모두가 조금씩 더 줄여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식당에 꼭 보관 용기를 챙겨 간다던 연예인은 누구였지? 참, 닭 뼈랑 생선 가시는 일반 쓰레기 지! 명절 때 보니 아이들이 살 많이 쪘던데…, 이젠 밥 많이 먹으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 에휴, 내 뱃살이나 빼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며 저는 또다시 생각이 많아집니다. +

 

글_김진배 요한 크리소스토모(홍은2동 성당 비안네벗 반석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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