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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바른세상

[지구를 살리는 바른 실천] 1 – 나의 행복한 출퇴근 시간

 

직장이 수원인 저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워크숍에 갔다가 휘발유를 많이 먹는 중형차를 타는 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승용차 대신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후로 직업 특성상 일주일에 한두 번 운전할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제가 결심을 제법 잘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걷기, 자전거 타기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수원을 가려면 버스나 지하철로 양재역까지 가서 광역버스로 다시 환승을 해야 해서 꽤 번거로웠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10분만 더하면 양재천 산책로를 따라서 양재시민의숲역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출퇴근을 하면 하루에 만 보 걷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 방법을 택한 뒤로는 운동 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좋은 점은 도시 속의 자연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나무가 생기고, 계절의 변화가 보이고, 어느 지점에 어떤 새가 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양재천이 점점 더 사랑스러워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천변에 가득했던 갈대숲이 점점 사라지고 산책로로 바뀌면서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따릉이를 알게 되었고 자전거로 등하교를 했던 저는 반갑게 따릉이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출근 시간에는 자전거로 양재시민의숲역까지 가고 퇴근할 때는 한 정거장 전인 청계산입구역에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환경운동은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지만, 즐겁고 기쁜 일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너무 추워서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고 다시 걸으면서 여유 있게 양재천을 즐기고 있습니다. 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따스한 봄볕 아래에서 긴 머리 휘날리는 수양벚나무의 꽃비 속으로 따릉이를 타고 달리고 싶습니다.

 

 

최선호 이보(도곡동성당 양재천벗 반석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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