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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물벗 모임 길잡이 (9)

하늘땅물벗 모임 길잡이 (9)

 

 

당신께서 원하지 않으셨다면 무엇이 존재할 수 있었으며 당신께서 부르지 않으셨다면 무엇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겠습니까?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기에 당신께서는 모두 소중히 여기십니다. 당신 불멸의 영이 만물 안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지혜 11,25-12,1)

 

전능하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온 세계에 계시며

가장 작은 피조물 안에 계시나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온유로 감싸 안으시는 하느님,

저희에게 사랑의 힘을 부어 주시어

저희가 생명과 아름다움을 돌보게 하소서.

저희가 평화로 가득 차 한 형제자매로 살아가며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게 하소서.

 

아멘.

 

“생태위기에 직면한 세계”

  1. 본문의 서두에 등장하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
  2. 모든 피조물을 인간과 똑같이 존중하는 뉴질랜드 토착민의 우주관과 그리스도교의 믿음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 혹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3. 오늘 읽은 내용 중 특히 마음에 와 닿은 구절이 있으면 나누어 봅시다.

– 개인별 실천:

– 공동 실천:

오,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저희가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소중한 이들,

이 지구의 버림받고 잊힌 이들을 구하게 하소서.

저희 삶을 치유해 주시어

저희가 이 세상을 약탈하지 않고 보호하게 하시며

오염과 파괴가 아닌 아름다움의 씨앗을 뿌리게 하소서.

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희생시키면서

이득만을 추구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소서.

저희가 하느님의 영원한 빛으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모든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

경외로 가득 차 관상하며

모든 피조물과 깊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도록

저희를 가르쳐 주소서.

하느님, 날마다 저희와 함께해 주시니 감사드리나이다.

비오니,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투쟁에서

저희에게 힘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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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주교회의, 환경 문제에 대한 주교 교서. (2006년 9월)

생태위기에 직면한 세계

내적인 광야가 엄청나게 넓어져서 세계의 외적인 광야가 점점 더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상의 재화가 모든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하느님의 정원을 짓는 데에 더 이상 사용되지 못하고 착취와 파괴의 힘에 이용되고 있습니다.”(교황 베네딕토 16, 2005년 즉위 미사 강론)

세계의 20퍼센트 인구가 가난한 나라와 미래 세대를 강탈하는 수준으로 자원을 소비하는 이 시대에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무슨 의미를 갖는가?

매일 30,000명의 사람이 가난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 생명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차 200년 안에 살아 있는 생물종의 반수 가까이가 멸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때에 지구의 청지기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학과 기술은 인류에게 많은 축복을 가져왔다. 지난 50년 동안에 걸쳐 그 축복에는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더 큰 역량까지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의 혜택은 불공정하게 분배되었고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종종 정반대의 영향마저 미쳤다. 이 세상에 최악의 가난과 환경 파괴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적인 힘도 아니고 하느님이 하신 일도 아니며 인간 행동이 낳은 결과이다. 그런 행동은 인간 생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지 않는 가치관과 우선순위, 판단에 의해서 파생된다.

지금 우리 세상은 생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다른 말로 경제 위기 혹은 빈곤의 위기라고 부를 수 있다. 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환경의 악화로, 이런 때에 부와 물질적 재화의 축적은 더 이상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그 위기를 주로 영적, 혹은 도덕적 위기로 보는 이유이다.

기후 과학자들은 현 세대가 앞으로 20년간 결단하는 것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태평양에 위치한 나라들에서는 이미 기후 변화가 그들에게 닥친 절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 온도의 상승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과 폭풍우와 같은 자연 재해의 증가는 이미 태평양 곳곳에서 저지대 주민들의 물과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섬들이 바다로 사라지기 훨씬 이전부터 많은 태평양 섬의 주민들은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세기가 끝나기 전에 태평양 섬에만 백만 명의 환경 난민이 생기리라고 예측된다.

세상의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로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생기게 된 원인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우리가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은 물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뉴질랜드와 다른 선진국들의 판단과 행동 여하에 따라 혜택을 받거나 고통을 받게 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미사 강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적인 광야가 엄청나게 넓어져서 세계의 외적인 광야가 점점 더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는 수백만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생활양식을 양산하는 우리의 소비 욕구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절제하는 것을 포함한다. 소비주의와 기후 변화, 저개발국의 비참한 상황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다른 이들의 고통과 우리가 사는 지구의 오염을 막기 위해 우리 자신의 생활양식을 면밀히 점검해 보아야 한다. 개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은 장기적인 필요성과 보다 넓은 시각보다 단기적 이득과 즉각적인 만족을 선호하는 사회를 만들어 낸다. 이에 대응하여 집단이든 개인이든 이기심을 버리고 타인을 생각하는 행동양식이 요구된다. 즉 보다 큰 선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자기 절제의 정신, 소비 지향적 사회에서 보다 단순한 생활을 영위하는 정신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커다란 혜택을 안겨 준 과학적 기술적 발전을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을 현명하게, 모든 인류의 진정한 연대를 반영하는 사려 깊은 방식으로 이용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이는 전 지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신자 개개인과 본당, 가톨릭 학교, 종교 단체와 교회 기관 등이 에너지를 절약한다거나 운송을 줄이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식으로 이제까지와 다른 생활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80%까지 줄여야 한다. 뉴질랜드의 가정은 승용차의 종류를 바꾸기만 해도 하룻밤 만에 간단히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물을 낭비하지 않고 과대포장을 피하는 것도 개인과 가정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다.

그러나 이전의 에너지 위기 때에 난방이나 조명 없이 지내야 하는 고통을 겪은 것은 노인과 같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생활양식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은 가장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부담해야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시대에 우리의 신앙과 우리의 종교적 전통은 세상에 공헌할 바가 많다. 소박한 삶의 중요성이나 우리가 원하는 것을 포기함으로써 다른 이들이 필요한 것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가르침 등이 그러하다.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을 돌보는 청지기라는 인식,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공동선에 대한 존중을 추구하다 보면 환경 정의의 문제를 모든 이의 책임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 참고자료: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은 뉴질랜드 황거누이 강” (출처: 지속가능저널, 2017년 7월 17일)

뉴질랜드의 한 강이 세계 최초로 인간과 동등한 법적 권리를 부여받았다. 북섬 황거누이 지역의 마오리족은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큰 강인 그들의 강을 조상으로 인정받기 위해 140년간 고군분투해왔다. 그들의 조상인 황거누이 강이 살아있는 존재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받도록 하는 입법안이 법률로 제정된 수요일에, 수백 명의 부족 대표자들은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황거누이 부족의 대표자 제라드 알버트는 “우리는 항상 이 강을 조상으로 섬겨왔기 때문에 이러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 부족의 관점에서 이 강을 살아있는 존재로 대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 방법임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투쟁해 왔습니다. 강을 소유와 관리의 관점에서 다룬 지난 100년간의 전통적인 모델이 아닌, 불가분한 전체 속의 유기 생명체로 대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강이 새로운 지위를 부여받았다는 것은 이제 강을 남용하거나 손상할 경우, 법이 부족을 해한 것과 강을 해한 것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오리 부족과 황거누이 강은 하나로 간주되어 동일한 취급을 받게 되었다.

와이탕기 협상조약의 장관 크리스 핀레이슨은 이번 결정을 통해 뉴질랜드 역사상 최장기간 진행된 소송이 끝을 냈다고 말했다. 핀레이슨은 “테 아 투푸아(황거누이 강)는 법인의 지위에 상응하는 모든 권리, 의무 및 책임과 함께 고유한 법적 신분을 가질 것입니다.”라며 성명서를 낭독했다.

“강에 법인격을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는 특별합니다. (…) 이 시도는 오랜 기간 테 아 투푸아를 전통과 관습, 관행에 따라 인식해온 황거누이강 유역의 부족의 관점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한 명, 황거누이 부족에서 한 명을 지명해 총 두 명의 수호자가 황거누이 강의 대행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부족 대표자 알버트는 모든 마오리족이 자신들을 산, 강, 바다와 동일하게 우주의 일부인 존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법률안이 이들의 세계관을 존중하고 반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사건이 뉴질랜드의 다른 마오리족들이 황거누이의 발자취를 따를만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리는 우리의 계보를 우주의 기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 세계의 주인이라기보다는 그것의 일부입니다. 우리의 출발점으로서 이와 같이 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개발 반대, 강의 경제적 사용 반대가 아니라 강이 살아 숨 쉬는 존재라는 관점을 중심적인 신념으로 삼아 강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본 합의에는 강에 대한 법적 체계 수립을 위한 100만 뉴질랜드 달러의 추가적인 성금과 8,000만 달러의 경제적 보상금이 포함되어 있다.

주수빈 /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 대한민국 지속가능 청소년단(SARKA) 리포터

강민서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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