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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벗 벗소식

하늘땅물벗 모임 길잡이 (6)

“그리고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었으니,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창세 3,17)

 

사랑이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창조하실 때

다른 피조물과 더불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창조 계획을 거스른 인류 조상의 죄로 말미암아

모든 ‘피조물이 허무의 지배 아래’(로마 8,20) 들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도 인간은 그 오만함으로 피조물을 억압하고

끝없는 탐욕으로 피조물을 착취합니다.

바야흐로 인간 자신이 멸망의 문턱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자비이신 하느님,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에게 회개의 은총을 주십시오.

겹겹이 쌓인 오만과 탐욕을 참회의 정신으로 떨쳐 내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저희를 창조하실 때

돌보며 살라 하신 소명을 되새기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의 영광을 노래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1. 일상생활 중에 생태적 회개(회심)의 체험을 한 적이 있나요? 혹은 자신에게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2. 우리 각자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을 테지만,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나 연대하여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이야기해 봅시다.
  3. 오늘 읽은 내용 중 특히 마음에 와 닿은 구절이 있으면 나누어 봅시다.

사랑이신 하느님,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저희를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하시어

모든 피조물의 관리자로 삼으셨나이다.

하느님께서는 해와 물과 풍요로운 땅으로 저희에게 복을 내리시어

저희 모두가 자라게 하셨나이다.

저희 마음을 여시고 어루만지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선물인 피조물을 돌보게 하소서.

저희를 도우시어

우리 공동의 집이 저희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집이고

모든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집임을 깨닫고

이 집을 보존하는 것이 저희의 책임임을 깨닫게 하소서.

또한 저희가 모든 이를 도와

그들이 필요한 식량과 자원을 얻게 하소서.

이 시련의 때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많이 소외될 처지에 놓인 이들과 함께하소서.

저희의 두려움과 고립감을 희망과 형제애로 바꾸시어

참된 회심을 이루게 하소서.

저희를 도우시어

이 세계적 감염병 확산의 여파에 맞서

창조적 연대를 보여 주게 하소서.

저희에게 용기를 주시어

공동선의 추구에 필요한 변화들을

저희가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소서.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저희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의지하고 있음을 깨달아

땅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고

응답할 수 있게 하소서.

오늘의 고통이

더 형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낳는

산고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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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의 공동 선언

(2002년 6월 10일)

환경윤리에 관한 공동 선언

 

우리는 오늘 모든 인간의 유익과 창조 보전을 위하여 평화의 정신으로 여기 모였습니다. 제삼천년기를 시작하는 역사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폭력과 기아와 가난과 질병으로 날마다 고통받는 것을 보고 슬퍼합니다. 우리는 또한 한계를 인식하고 고려하지 않는 경제 발전과 기술 발전이 가져온 물, 공기, 땅과 같은 기본적인 몇몇 자연 자원의 오염이 인간과 모든 창조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을 계획하셨고, 하나하나에 당신의 자유와 지혜와 사랑의 표현을 담아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창세 1,1-25 참조).

하느님께서는 모든 창조의 중심에 우리 인간을 두시고 우리에게 양도할 수 없는 인간 존엄을 부여해 주셨습니다. 인간은 생명이 있는 다른 모든 피조물과 많은 특징을 공유하고 있지만,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더 나아가서 우리에게 자각과 자유의 근원이며 우리가 하느님의 모습을 닮게 하는 자질인 불멸의 영혼을 주셨습니다(창세 1,26-31; 2,7 참조). 이처럼 하느님과 닮은 특징을 지닌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 목적을 더더욱 완전하게 실현하는 일에 협력하도록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을 때 인간은 하느님을 거역하고 하느님의 창조 계획을 거슬러 죄를 지었습니다. 이러한 원죄의 결과로 본래의 창조의 조화가 깨졌습니다. 세계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위기와 환경 위기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내리신 명령을 여전히 어기고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본래의 창조 조화를 회복하는 일에 우리를 협력시킴으로써 당신의 계획과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바람을 실현시키시려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우리 시대에 우리는 자연 환경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격려할 만한 일로서, 이러한 인식의 증대가 실제적인 계획들과 활동들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인간과 자연 환경이 맺는 관계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알게 합니다. 자연은 하느님의 창조물로서, 지혜와 사랑으로 보살피도록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창세 1,28 참조).

창조물에 대한 존중은 인간 생명과 존엄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됩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는 환경 윤리 규범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객관적인 도덕 질서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리스도인들과 다른 모든 믿는 이는 도덕 가치들을 선포하고 사람들에게 자연 환경에 대한 인식을 심어 주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생태계에 대한 인식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과 다른 이들과 창조물에 대한 책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 계획의 관점 안에서 우리 자신과 우리 서로,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바라보려는 새로운 노력과 참회 행위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기술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정신적인 것에도 있습니다. 우리가 근본적이고 철저한 내적 회개를 통하여 생활 방식을 바꾸고, 환경을 고갈시키는 소비와 생산 방식을 고칠 때에만 경제적 기술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회개할 때 우리는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겸손을 되찾아 우리 능력의 한계, 특히 무엇보다도 우리의 지식과 판단의 한계를 인식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본연의 모습에서 멀어지게 하고, 하느님의 창조 계획에서 멀어지게 하며, 건강한 지구와 건강한 인간 공동체에 본질적인 모든 것에서 멀어지게 하는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해 왔으며 가치들을 수립해 왔습니다. 창조 안의 인간 중심성이 바탕이 되고, 또한 하느님과 우리 자신과 피조물이 이루는 삼중 관계에서 비롯되어 건전한 환경 윤리의 실천으로 고무된 새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문화가 요구됩니다. 그러한 윤리는 참된 생명 문화를 장려하고자 상호 의존성을 증진하고 보편 연대와 사회 정의, 책임의 원칙들을 강조합니다.

둘째, 우리는 인류가 지금의 주변 환경보다 더 나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여야 합니다. 우리와, 더 나아가 우리 어린이들과 미래 세대들은 더 나은 세상, 파괴와 폭력과 유혈이 없는 세상, 관용과 사랑의 세상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셋째, 기도의 가치를 아는 우리는 피조물을 존중하고 주의 깊게 보살필 의무에 관하여 모든 사람을 깨우치도록 창조주 하느님께 간청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윤리적 목적의 중요성을 숙고하도록 권고합니다.

  1. 여러 가지 조치들을 숙고하고 평가할 때 세상의 어린이들을 생각한다.
  2. 모든 인간 문화를 지속시키며 자연법에 바탕을 둔 참된 가치들을 자유롭게 연구한다.
  3. 과학의 발견은 언제나 인간 중심성과 공동선, 피조물의 본질적 목적에 비추어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과학과 기술을 완전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사용한다. 과학은 현재와 미래 세대의 정신적 물질적 행복을 증진하고자 과거의 잘못들을 바로잡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녀들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 준다.
  4. 소유에 대하여 겸손한 생각을 가지고 연대의 요구에 기꺼이 응한다. 인간의 죽을 운명과 인간이 내리는 판단의 불완전성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우리 소유로 여기기로 한 것들에 대하여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우리는 창조물에 대하여 무제한의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단지 공동 유산의 관리자일 뿐이다.
  5. 더 나은 세계 환경을 위한 일에서 상황과 책임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모든 사람과 모든 기구에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각자가 해야 할 몫이 있지만, 정의와 사랑의 요구를 존중하는 일에서 부유한 사회들은 가난한 사회들보다 더 무거운 짐을 져야 하며, 더 큰 희생을 요구받는다. 종교와 정부와 기관들은 여러 다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보조성의 원칙에 따라 이들 모두 공동 노력의 일부로 어떠한 임무를 맡을 수 있다.
  6. 이 지상에서 어떻게 살고 이 지구를 어떻게 공유하고 사용할 것인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그대로 둘 것인지에 관한 의견 차이에 평화롭게 접근하도록 장려한다. 우리는 인간 이성의 능력과 합의에 필요한 대화의 길을 믿기 때문에, 환경에 관한 논쟁을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와 의견이 다른 모든 사람의 견해를 존중하며, 억압과 지배에 의존하지 않고 열린 교류를 통하여 해결책을 찾는 데에 힘쓴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세상은 놀라운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세대 안에 우리는 이 지구를 우리 자녀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과 강복으로 바로 지금 그 세대가 시작되도록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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